디지털방송 전환 논의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2012년 12월 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로 전환하기까지는 3년 9개월 남았다. 시험방송 기간 등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은 3년 정도다. 지금부터 서둘러도 빠듯한 실정이다.
미국도 지난 2월 중순 디지털전환을 완료하기로 했으나 4개월 연기했다. 거의 10년 동안 준비 해온 미국마저도 디지털전환에 착오가 생긴 것이다. 미국이 디지털전환을 연기한 주 요인은 디지털방송 수신불능 시청자가 최대 45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지상파TV의 보편적 접근권이 현대 국가의 국민복지 하나로 간주되는 상황에서 수신 사각지대를 방치한 채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미국의 TV방송 디지털전환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디지털컨버터를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문제였다. 재원 마련에는 성공했으나 구입쿠폰을 발급하고 소비자가 컨버터를 갖추는 과정에서 일이 원활하지 못했다. 우리의 디지털전환 작업도 저소득층에 대한 디지털방송 수신장치 보급이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이들을 지원할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논의 중이다. 지원 대상을 놓고도 주장이 엇갈린다. 생활보호대상층으로 한정할 것인지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할 것인지 고민거리다.
결국 디지털전환의 가장 큰 과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디지털 방송제작시스템과 송출, 중계기 등에 들어가는 플랫폼 전환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디지털방송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콘텐츠 제작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비용을 사업 당사자인 지상파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수익자원칙으로 볼 때 옳으나, 방송의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전적으로 사업자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는 것이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07년 말 기준 KBS의 디지털전환율은 57%, MBC는 74%, EBS는 38%로 저조한 상태다. 앞으로 이들 4사의 디지털전환에는 추가로 1조7000여억원(2007년 말 기준)이 필요하다고 한다. 전체 시청가구의 80%가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방송을 수신하고 있는 만큼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도 손놓고 있을 수 없는 형편이다. 케이블업계는 디지털 셋톱박스 지원에 2012년까지 5조원대의 추가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재원조달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디지털전환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되면서 다음달 처리가 주목되고 있다. 게다가 상정 개정안 외에 개정안에 없는 케이블TV 지원 근거 조항을 첨부한 다른 2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도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개정안이 병합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재원마련을 놓고 정치권, 방송통신위, 지상파, 케이블TV, 가전사뿐 아니라 방송사 회수 주파수를 사용할 통신진영까지 가세해 주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방통위는 주파수 할당대가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 지원 범위와 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지상파는 그동안 방만경영에 대한 책임과 자구노력 보다는 지원금에만 눈독을 들이며 한쪽으로는 지상파 수신료인상, 중간광고 허용 등을 지렛대로 활용하며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가전사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고 통신진영은 자신들이 낸 주파수할당대가가 왜 방송사들의 디지털전환 비용으로 쓰여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다.
이제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수개월을 허송세월하게 된다. 방통위와 여야 정치권, 방송업계는 이번 법개정 과정에서 재원마련, 방송사 지원 범위와 규모, 조성 방법,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데 선의와 협력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가전사들도 수혜를 보는 것이 분명한 만큼 소기의 기여를 하는 것이 스스로를 위한 시장창출이나 소비자효용 증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2009. 3. 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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