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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디지털포럼] MMS 제대로 해라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입력: 2010-12-29 22:33  [2010년 12월 30일자 22면 기사]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말문을 튼 이후 지상파다채널서비스(MMS) 도입논란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세간의 흥미로운 화두 가운데 하나다. 지상파 MMS 도입과 광고규제 완화와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방통위의 내년도 주요업무에 포함되자마자 유료방송 업계와 통신업계의 격한 반발과 비난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방통위가 나서서 도입검토만 해보자는 취지라며 궁색한 변명을 했지만 이해당사자들 간의 논란은 앞으로도 그리 쉽게 잦아들 것 같지 않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마도 MMS 문제가 불거져 나온 방식의 부적절성이나 시기의 민감성 때문에 한층 더 뜨거운 이슈가 되기도 했겠지만, 근본 원인은 결국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간의 시장경쟁 구조에서 찾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23일 한국방송협회에서 발표한 의견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논란과 관련한 지상파 방송의 입장이 좀 더 분명해진다. 즉, 국민들에게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전환 및 새로운 방송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상파 MMS 허용을 비롯한 규제완화 정책은 지상파 특혜가 아니며 시청자 복지에 부합되는 정책이라는 것이 요지이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다름 아닌 돈(錢) 문제인 셈이다.
 
제한된 광고시장을 두고 지상파, 케이블, 위성, IPTV 그리고 종편채널까지 가세해서 경쟁을 해야 할 판에, MMS 마저 허용된다면 이것은 단순히 재원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생존경쟁의 문제가 된다. 방통위의 공론화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짐작해 볼만하다. 어찌되었건 방통위에서 검토해볼 의향이 있다고 하니 내년에 2기 위원회 출범 이후까지도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아닐 수 없게 되었다.
지상파 MMS 도입 허용과 불허의 상반된 논리가 충돌할 때 시청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갈등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을 한 번 따져 보기로 하자.
 
우선, 디지털 전환으로 발생하는 유휴주파수 대역의 공익적 활용방안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차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대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지상파방송은 MMS 활용을 희망하고 있다. 어느 경우든지 주파수 활용 대가 없이 무단사용은 안된다고 가정하자. 시청자들은 지상파방송이라고 무조건적 예외를 둘 생각이 없고, 대가를 제공하고 유휴주파수를 활용하겠다면 유료방송사업자들도 특혜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경쟁은 항상 공정하게 해야 옳다.
 
둘째, 지상파방송이라 하더라도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입장은 다소 다를 것으로 본다. 특히, 지상파 공영방송이 무료 보편적 서비스로서 서민층의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재난이나 국가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재원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시청자들도 이런 정도는 충분히 수긍할 것이다. 다만, 재원 확보를 위해 MMS 도입과 광고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에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다. 공영방송 재원구조의 근간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만한 시청자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셋째, 이제는 광고시장 뿐만 아니라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걸쳐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 같다. 월드컵중계권을 두고 지상파방송 간에 일전이 벌어지더니, 재송신 문제를 두고 지상파와 케이블업계 간에 일촉즉발의 전선이 형성되었다. 이번 MMS 허용 건으로 지상파와 유료방송계 간에 갈등이 증폭되었으니 다음에는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 방통위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시청자들은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알 길이 막막하다. 현재까지 아무런 밑그림도 그린 바 없고 깨끗한 상태라고 고백이라도 하는 날엔 정말 앞길이 막막해 질 것 같다.
 
다양하고 좋은 방송을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볼 수 있다면 마다할 시청자가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 방송채널에 시청료를 인상해주고 MMS 도입까지 허락할 시청자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특히 지상파 공영방송은 지금이 바로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분명히 고백하고 시청자와 공감대를 다시 만들어야할 때이다. 만약, 돈 문제로 잔꾀부리지 않는 든든한 공영방송이 있다면 방통위는 당장 MMS를 허용하라! 시청자들도 좋은 방송을 볼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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