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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포럼] 2012년 대선과 디지털전환

201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미디어 정책 이슈가 한가지 있다. 바로 디지털전환정책이다. 작년말 통과된 일명 `디지털전환특별법에 의하면 대선과 맞물리는 2012년말까지 전국적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해야 한다. `아날로그 종료가 의미하는 것은, 현재 아날로그TV를 보유하고 있는 시청자가 2012년까지 디지털TV를 볼 수 있는 장비(일체형 디지털TV나 셋톱박스)를 구입하지 않으면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두 대 이상 가진 집이라면 둘 다 바꾸지 않으면 안방 TV는 나오는데 건넌방 TV는 안나오게 될 수도 있다. TV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잘됐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TV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날로그 종료는 장기적으로 볼 때 국민에게는 고화질, 고음질의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국가 경제적으로는 주파수 효율성을 높여 산업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때문에 아날로그 종료일 카운트타운은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먼저 시작했다. 미국은 2009년 2월 17일, 일본은 2011년 7월 24일, 영국은 우리와 같은 2012년 12월 31일이 종료일이다. `아날로그 종료(analogue switch-off)라는 말이 좀 거칠게 들리므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전환(digital switchover)이라는 중화된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우리와 동일한 종료 일정을 갖고 있는 영국의 경우 2008년 8월 현재 디지털TV 보급률이 86.7%인데 비해 우리는 26.6%에 불과하다. 아직도 TV수상기 판매점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 TV가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2012년에 아날로그 TV를 종료할 수 있을까? 올해 저렴한 아날로그TV를 새로 구입했는데 4년 여 뒤에 그 TV로는 TV프로그램을 볼 수 없으니 새로 TV를 구입하라고 한다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전환은 소비자인 국민들의 절대적인 협조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는 일이다. 방송사업자들의 협조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2012년 대선과 맞물려 미디어 소비자들이 `행동에 나서는 정치적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디지털 수신 장비를 구입하는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거부하고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디지털전환 정책을 `강제이주정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진국들의 경우에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강제 전환에 순응하지 않는 `전환거부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어려운 공공정책을 왜 하필이면 대선과 맞물리는 해에 정해 놓았을까. 2012년보다 더 늦으면 곤란하다는 막연한 조급증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정한 일정일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를 가진 대한민국이니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피하면서 잘만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혹여 그렇지 못해 국민들의 TV시청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디지털전환 이슈는 대선 예비주자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험준한 산이요, 현 정부가 건너야 할 거친 강이 될 것이다.

특히 2008년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이 중대한 정책과제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통합정책기구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알리고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받는 시험대로 인식해야 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전환 정책은 무엇보다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정책 1순위가 돼야 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 조만간 발표될 디지털전환 기본계획에는 국민들이 납득하고 신뢰할만한 정책방안이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엄청난 소요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해야 하며 시청자 지원에 대해서는 보다 정교하고 사려깊은 정책방안들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정인숙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08년 08월 0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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