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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내달 디지털방송 완전 전환 앞둔 미국

TV 대신 컨버터 박스만 불티

경기침체 영향 소비자들 지갑 안 열어
정부지원 컨버터 쿠폰은 벌써 동나

미국이 오는 2월17일부터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 방송만 송출할 계획이어서 미국 정부 및 방송사들이 막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저렴하게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는 컨버터 박스에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공급 부족과 정부 지원 예산 고갈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방송사들, 디지털 전환 준비 대부분 완료=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는 2월17일 디지털 방송 전환에 대비해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미 지난해 9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시에서 전면적으로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해왔다. 방송사들도 디지털 방송 전환 준비를 거의 마치고 방송 전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전미방송협회(NAB)는 최근 미국 내 1759개 방송국 중 약 93%가 이미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12월22일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미시간주 랜싱 등 18개주 35개 방송국이 전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됐고, 하와이에서도 15일부터 모든 방송국들이 전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특히 이미 시험적으로 디지털 방송이 시작된 지역에서 디지털 방송의 선명한 화질 등에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으로 전면 전환될 경우, 안테나를 이용해 전파를 수신하는 기존 아날로그 TV에서는 컨버터 박스 등을 새로 구입해야만 한다. 이외에 디지털 튜너가 내장된 TV를 구입하거나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서비스 등에 가입하는 방법으로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컨버터 박스 지원 부족, 디지털 TV 판매 부진=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위축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디지털 TV 전환을 위해 디지털 TV 새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값이 싼 컨버터 박스를 구입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모든 가구의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위해 40~80달러 정도인 컨버터 박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가구 당 40달러짜리 쿠폰 2개를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도 손쉽게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현재 정부 지원 쿠폰 요청이 쇄도하면서 쿠폰을 받기 위해 대기 리스트에 명단을 올려놓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 정부가 쿠폰 발급을 위해 책정한 13억4000만달러의 예산이 고갈되면서 4일부터 쿠폰 발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쿠폰 신청 사이트(www.dtv2009.gov)에는 재정 문제로 쿠폰 발급이 중단됐으며 재정이 충당되면 접수 순서대로 쿠폰을 발송하겠다는 공지문이 올려져 있다.

당초 미국 정부는 430만건 정도의 쿠폰이 신청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2월 집계 결과 무려 720만건의 쿠폰이 요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컨버터 박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CA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8월에서 11월 사이 60달러 선의 컨버터 박스 매출이 약 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이전에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TV 구입이 늘면서 소니의 `브라비아 LCD TV 등과 같은 평판 TV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은 제품 구입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닐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 중 38.3%가 디지털 방송이 지원되는 TV 구입보다 컨버터 박스를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앞서 8월에 진행한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의 25%가 디지털 방송 전환 방법 중 더 저렴한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1년 전에는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TV 매출이 약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나 최근 이를 2% 증가로 하향 조정했다.

채윤정 기자 echo@dt.co.kr
2009년 01월 08일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