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153억 중 3분의1도 못써…남은돈 내년도 장비 구매 활용
방송통신위원회의 디지털전환 취약계층지원 예산 집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방통위에 따르면, 디지털전환 취약계층지원 사업으로 책정된 예산 중 미 집행 예산이 전체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집행된 예산은 내년도 지원 사업에 쓰일 컨버터와 안테나를 미리 구매하는데 활용될 전망이다.
올해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153억 1900만원. 그러나 11월 현재까지 사용된 예산은 51억2000여 만원으로 3분의1에 불과하다. 이는 방통위에서 디지털전환 취약계층 지원시 1가구 평균 16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기초로 추산한 것이다.
현재 방통위는 직접수신 가구 중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컨버터(10만원)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DTV 구매 시 1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24일 현재 전국 직접수신 취약계층 가구 34만 가구 중 약 10%에 불과한 3만2000여 가구가 이같은 지원을 받았다. 이마저도 올해 수도권 취약계층에만 지원사업을 계획했던 것을 전국권으로 확대한 결과다.
방통위는 취약계층 가정에 우편물을 발송, 우편 접수를 받는 등 막판 예산집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불과 1만2000여 건의 지원 신청을 받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방통위는 올해 대규모로 미집행 예산을 내년도 사업을 위해 미리 장비를 구입하는데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년도에 연초부터 지원을 계속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사전 준비를 하는 차원에서 컨버터, 안테나 등 장비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방통위의 이같은 계획이 자칫 예산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장비수요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장비구매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버터와 안테나의 수요가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자칫 재정적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컨버터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신청을 하면 바로 지원을 해줄 수 있지만, 디지털TV는 신청자가 먼저 5만9000원을 입금해야 나머지 금액을 입금해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서 디지털전환 지원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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