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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상파 "돈줘" 케이블 "못줘"…재송신 분쟁 왜?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지상파 “콘텐츠 대가 내라”…케이블 “난시청 해소·광고수익 누구 덕인데”]

지상파와 케이블간 재송신 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법적 소송이 시작되며 2년전부터 공론화됐고 방송통신위원회 중재 아래 수차례 협상도 있었다.

갈등의 중심에는 '돈'이 있다. 양쪽 모두 “받을 게 있다”는 주장이다.

지상파는 그동안 콘텐츠 재송신 대가를 케이블 가입자당 280원으로 계산해 달라고 케이블사업자들에게 주장해왔다. '280원'은 지상파가 IPTV, 위성방송 등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들로부터 받는 콘텐츠비용을 근거로 나왔다.

24일 재송신 협의체 마지막 회의에서 지상파측은 일반화질(SD) 가입자와 고화질(HD) 가입자 중 SD 가입자에 대해서만 CPS(가입자당 요금)를 낮춰주는 방안을 내세웠다. 하지만 케이블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케이블도 이유가 있다. 지상파도 제대로 못한 난시청 해소에 기여하고 시청자 확보를 통해 지상파에 광고 수익도 안겨준 게 '우리'라는 논리다. 케이블도 그 공에 대한 대가를 지상파에게 받아야겠다는 주장이다. 지상파의 방송 프로그램 저작권을 인정하고 콘텐츠 재송신료를 줄 때 주더라도, 케이블이 받을 부분도 대가산정 '공식'에 넣어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상파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케이블이 주장하는 '공로'를 인정할 경우 자칫 받을 돈 보다 줄 돈이 더 많아질 수 있다.

타협의 실마리가 안보이는 가운데 최근 법원 판결로 케이블이 지상파에 막대한 배상금을 낼 처지가 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지상파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간접 강제 신청에서 법원이 CJ헬로비전에 대해 지상파를 재송신해서는 안되며, 이를 어기면 지상파3사에 각각 하루 5000만원을 주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상파에 돈을 안내려면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아야 한다.

다른 SO들도 지상파와 소송을 진행 중인만큼 이번 판결은 결국 모든 케이블 사업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방통위 재송신 협의체에서 결론을 못내면 더이상 지상파를 재송신하지 못한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23일 협의체 운영 종료일까지도 재송신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당장 케이블은 지상파의 디지털신호 송출만 중단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신호로 지상파를 계속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후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만 별도로 차단하거나 지상파3개 아날로그 채널 송출까지 중단할 수도 있다.

방통위도 행정력과 조정력 발휘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방통위는 지난해 재송신 제도개선 전담반을 운영하고 올 1월까지 개선안을 내놓는다는 일정을 세웠다. 하지만 의견 수렴은 실패했고 바통은 방통위 2기로 넘어갔다.

올 상반기에도 콘텐츠 이용료 분쟁으로 스카이라이프에 MBC, SBS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았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된 재송신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방송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게 됐다.

[지상파-케이블 분쟁 일지] 


1995년

종합유선방송 출범 

2007년

MBC-CJ헬로비전 등 케이블TV 3사 콘텐츠료 협상 개시

2008년

지상파-IPTV 가입자당 280원 과금 협상 타결. 지상파-케이블 협상 결렬

2009년

-9월 지상파3사, CJ헬로비전에 재송신 금지 가처분 소송(1심 기각)
-11월 지상파3사, 티브로드 등 5대 케이블TV에 재송신 금지 민사본안 소송

2010년

-1월 지상파3사, CJ헬로비전 가처분 소송 항고
-9월 법원, 민사본안 지상파 저작권 인정. 간접강제 불인정(지상파 케이블 각각 항소)
-10월 방통위, 제도개선 전담반 구성 운영 결정

2011년

-3월 MBC, 4월13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수도권 HD 송출 중단 통보
-4월 MBC·스카이라이프 재송신료 협상 타결 SBS, 스카이라이프 수도권 HD방송 중단
-6월 법원, CJ헬로비전 신규 디지털 가입자 지상파 송출 중단 판결
 SBS-스카이라이프 재송신료 협상 타결 및 방송 재개
-7월 법원, 민사본안 2심 기각(지상파 대법원 상고)
 지상파 CJ헬로비전에 간접강제 신청
-10월 법원, CJ헬로비전에 대한 지상파 간접강제 신청 수용
-11월 케이블 “협상결렬시 24일 낮12시부터 지상파 디지털신호 송출 중단”
 방통위 지상파 재송신 협의체 협상 최종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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