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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노래방 마이크 때문에, 700MHz 통신에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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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마이크 때문에, 700MHz 통신에 못 준다?

700MHz 주파수 대역 두고 방송·통신 신경전… “줘도 못 쓴다” vs “UHD 방송 실효성 의문”

“어차피 통신사들은 700MHz에 큰 관심도 없다. 아직 700MHz를 통신 주파수로 쓰는 나라도 별로 없다. 당장 LTE 주파수 확보가 급하기 때문에 지금은 700MHz를 줘도 쓸모가 없다.” 강형철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의 이야기다. “통신사들에게 700MHz는 받으면 좋고 안 받아도 그만인 주파수지만 방송사들은 다르다. 방송사들은 700MHz를 못 받으면 미래가 없다.” 최우정 계명대 법학과 교수의 이야기다.

30일은 통신사들 LTE 주파수 경매 마감 날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방송협회가 29일 디지털 전환 이후 디지털 방송의 활성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은 700MHz를 통신사들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박성규 미래방송연구회 부회장은 이날 발제에서 “UHD 방송 등 새로운 서비스와 수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700MHz 대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흥미로운 쟁점 가운데 하나는 700MHz의 혼선 가능성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742∼752MHz 대역을 쓰는 무선 마이크를 사용 금지했다. 지난해 9월 방통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는 단속 대신 홍보에 주력하되 10월부터는 이 대역의 무선 마이크를 쓰면 전파법에 따라 2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 대역의 무선 마이크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700MHz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쓰던 예비 대역이었다. 지난해 말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아날로그 방송에서 쓰던 600MHz 대역으로 옮겨가면서 108MHz 폭이 남게 됐다. 700MHz 주파수 대역은 신호 전파의 회절성이 강하고 신호 감쇠가 적어 전파 효율성이 뛰어나다. 방통위는 108MHz 폭을 모두 회수한 뒤 방송과 통신 공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무선 마이크가 쓰는 700MHz 대역을 900MHz 대역으로 옮긴다는 계획인데 무선 마이크 판매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10%에서 많게는 65%까지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지만 교환 실적이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 마이크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노래연습장인데 업주들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아무런 보상 없이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권 침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무선 마이크를 900MHz 대역으로 옮기면 해외 수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국을 비롯해 상당수 나라들이 GSM 방식 이동통신 주파수로 900MHz 대역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구입한 무선 마이크나 동시 통역기 등을 외국에서는 쓸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방통위 관계자는 “나라마다 주파수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하고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 따르면 700MHz 무선 마이크에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모든 마이크를 바꾸기는 어려울 거고 한동안 혼선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최진홍 방송과기술 편집장은 “당장 지상파 방송 주파수 재배치가 끝나면 무선 마이크와 혼선이 문제가 될 텐데 700MHz 대역을 통신사들에게 할당할 경우 인근의 무선 마이크 때문에 전화가 터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0월 유예기간이 끝나고 700MHz 무선 마이크 단속에 들어가더라도 한동안 700MHz 무선 마이크가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2015년까지 유예기간으로 잡고 있는데 이 말은 곧 지금 당장 700MHz 대역을 통신사들에게 할당해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질 거라는 의미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통신사들도 700MHz에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규 부회장은 “지금 KT가 900MHz 대역을 확보하고도 혼선 때문에 쓰지 못하는 것처럼 700MHz 역시 통신 주파수로 쓰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박진우 KBS 미디어정책부 부장도 “통신은 줘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강형철 교수는 “700MHz 주파수를 꼭 통신이 써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단순히 팔면 돈이 된다는 이유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당장 2.1GHz나 1.8GHz 등 LTE 주파수를 확보하는 게 우선인데 장기적으로 지상파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포석 아래 700MHz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12년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하고 유휴 주파수 대역을 만들었는데 길을 닦아놓으니 뭐가 지나간다는 것처럼 통신사들이 거저 먹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UHD 서비스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기술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UHD TV는 단순히 화면이 커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의 화질 체감도가 높아진다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가전업계와 방송업계, 콘텐츠 업계의 동향으로 볼 때 2018년이면 UHD 홈씨어터가 프리미엄 서비스 형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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