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진용 한국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회(DTV Korea) 신임 사무총장
최진용(51·사진) 한국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회(DTV Korea) 사무총장은 “디지털 전환의 수혜자인 가전업계가 전환비용 부담을 나눠져야 할 것”이라며 “방송발전기금 경감 등 정책협조도 필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케이블·위성 등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도 지원하자는 최근 논의에 대해서도 ‘넌센스’라고 선을 그었다.
DTV Korea는 KBS·MBC·SBS·EBS 등 지상파 4사와 지역MBC 19개 계열사, 시민단체 소비자시민모임 등이 참여해 지난해 10월 출범했으며, 최 사무총장은 이달 초 임명됐다. 최 사무총장은 1985년 MBC에 입사해 <인간시대>와
-협회 공식 출범 후 사무총장 취임으로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DTV Korea 사무총장을 맡는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맡게 됐으니 지상파 방송의 당면 과제인 디지털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협회 구성은 KBS·MBC·SBS·EBS 방송 4사에서 파견된 인력과 자체 충원한 인력까지 합쳐 10명이다. 지역방송에서 파견된 인력은 최근 철수한 상태다. 앞으로 콜 센터가 활성화되면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 2007년 옛 방송위원회 조사결과 아날로그 TV 방송종료에 대한 우리 국민 인지도는 31.3%에 불과한 반면, 영국 국민은 지난해 2분기 조사 결과 89%가 알고 있다고 한다. 이에 협회 쪽에서는 “성공리에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거나 종료를 진행중인 국가들의 홍보비용을 고려하면 오는 2012년까지 1570억 원(연간 392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홍보광고도 집행 중인데, 국민인지도 변화가 있나. 이를 제고하기 위한 예산은 얼마나 확충했나.
“지금은 10명 가운데 4명이 알고 있다고 본다. 아직까지 많이 나아지지 않았다. 거의 모르고 있거나 관심이 없는 수준이다. 올해와 내년에 국민인지도를 확산해 나가야 한다. 일단 5월14일 디지털 전환 성공 의지를 밝히는 ‘비전2012’ 선포식을 연다. 훈련일정 때문에 선포식 참석은 어렵겠지만 김연아 선수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에 쓰이는 협회 예산은 올해 30억 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더 책정하려고 했지만 방송사업자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기획예산처가 인식한 결과다. 국가적인 정책이기에 예산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
-지난해 열린 디지털전환관련 한 토론회에서 시민단체 쪽은 “디지털 전환이 아닌 아날로그 종료정책”이라며 정책의 ‘강제이주’ 성격에 대해 헌법소원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사실상 맞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방송기술이 한 단계 올라서고 이에 걸맞게 콘텐츠도 좋아지면 국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지지 않겠나. 다만 우려되는 것은 전 세계적인 경제난 때문에 각 방송사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본적인 투자도 할 수 없어 예정된 일정대로 갈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상파가 추산한 전환비용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1조7000억 원이다. 전환의무를 지고 있는 지상파방송사 쪽은 이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원칙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가전사 등이 어느 정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정부여당 쪽에서 나오고 있는데, 반론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전환의 수혜자는 가전업계다. 국내 가전업계는 수출국인 중국이나 영국에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점유율도 LG와 삼성이 95%에 이르고 있다.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업체들이 어느 정도 부담을 같이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방송사 광고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가전업계 분담 외에도 방송발전기금을 경감해주는 등 정책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케이블·위성 등 유료방송도 ‘지상파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 포함시켜 지원해야 한다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난시청 해소 및 원활한 디지털 전환’이라는 유료방송 쪽 주장과 ‘콘텐츠 무임승차 불가 및 지상파의 공적기능’이라는 지상파 쪽 반론이 맞서고 있다. 유료방송을 배제하고 2012년을 맞게 된다해도 디지털 전환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라 보나.
“유료매체의 디지털 전환까지 지원하는 것은 넌센스다. 유료매체는 돈을 받고 서비스를 하는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하고 싶으면 그만큼 서비스하고 돈을 더 받으면 된다. 어느 정도 디지털로 전환하느냐는 그쪽에서 판단할 문제지 정부가 지원할 문제는 아니다. 케이블업계에서는 난시청 해소 등을 이유로 들고있지만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1500만 넘는 유료방송 시청가구 중에 그냥 지상파만 보고싶은 시청자들은 48% 정도 된다. 무료로 봐야 될 지상파 방송을 유료플랫폼을 통해 보고 있는데, 디지털 전환과정에서 지상파만큼은 무료로 볼 수 있게끔 공청망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디지털로 전환되면 지금의 난시청이 해소되나.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이 난시청 해소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상파들이 난시청 해소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케이블 쪽에 많은 부담을 떠넘긴 것은 사실이다. 난시청 해소를 위해서는 특히 KBS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맞물린 것이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다. 주파수 경매제와 방송용 주파수 대가 부과 정책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디지털 전환 후 방송용 주파수(698∼806㎒)를 회수하겠다며 올해 안에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
“주파수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되더라도 방송권역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파수가 필요하다. 재원마련 수단으로 통신사업자들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방송사나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기술의 발전은 이용자가 실감하는 혜택으로 이어져야 완성될텐데, 디지털 전환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고 보나.
“화질이나 음질이 아날로그 대비 5∼6배 이상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멀티모드서비스(MMS·다채널방송) 등 여러 부가서비스들이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 누리고 있는 콘텐츠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 소비가 이뤄질 것이다.”
김종화 기자 sdpress@mediatoday.co.kr
2009년 4월 2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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