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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올해도 “시민 곁으로”…화두는 디지털화

4∼7일 대전서 디지털케이블TV쇼 열려…3D영상·웹TV 등 첨단 서비스 시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와 대전광역시 공동 주최로 지난 4일부터 나흘 동안 대전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KCTA 2009 디지털케이블TV 쇼가 7일 폐막했다. 일반인 참관객 규모가 지난해 3만5000여 명에서 올해 1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주최 쪽 추산).

7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의 경우 경기 침체 등 탓에 지난해 300여 개였던 전시 부스 수가 250여 개로 줄었고 주최 쪽이 부스 판매와 협찬 등으로 조달하는 운영비 규모도 다소 축소됐지만, 주관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MB와 참가사들의 자체 유치로 시청자 참여 이벤트들은 되레 확대된 데 따른 결과란 게 KCTA 쪽 분석이다.

이번 행사의 주요 화두는 디지털화였다. KCTA 길종섭 회장이 개회사에서 “모든 국민에게 디지털 혜택을 보장하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과감한 투자로 디지털 가입자를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해달라”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이틀간 27개 세션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주요한 주제로 다뤄졌고, 무료 개방된 전시관에선 3차원(3D) 영상, 웹TV 등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첨단 디지털 서비스가 시연됐다.

▷”디지털 전환 정책, 문제 있다”=최 방통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나라 전 가정의 80%가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는 만큼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없이 디지털 방송의 완성은 불가능하다”며 “이에 정부도 케이블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방송 디지털 전환 관련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컨퍼런스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시청자로 정책의 역점을 옮기되 공급자간 협력 모델도 모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KCTA 2009 디지털케이블TV 쇼의 부대 행사로 열린 왜 디지털인가?란 주제의 컨퍼런스에서 최성진 서울산업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최성진 서울산업대 교수(매체공학과)는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전사와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정부가 강력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국민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 홍보와 함께 정보격차, 지역차별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더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디지털 전환은 케이블 방송 헤드엔드에서 아날로그 신호 변환을 통해 가능하다”며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사의 협력 모델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SO인 큐릭스의 이덕선 사장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현재 디지털 방송 전환 정책은 국가의 산업적 필요에 의한 강제적 아날로그 송출 중단 정책”이라며 “디지털 전환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시청자 중심 정책을 마련해 정보격차 최소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익을 보는 가전사도 공익적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 시장 진출 어떻게?=올해 행사에선 케이블 방송 업계의 이동통신 진출 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기조연설자로 초빙된 일본 최대 MSO 주피터텔레콤(J:COM)의 도모유키 모리즈미 회장은 “케이블 방송은 이동형 서비스를 추가해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무선망 개방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주문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방통위 이병기 상임위원은 “케이블 방송 업계가 방송·통신 융합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선 분야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며 “기존 이동통신망을 빌려 재판매(MVNO)하기보다 와이브로를 토대로 한 이동통신망사업자(MNO)로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의 한운영 센터장은 “국내 케이블 방송 사업자가 무선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MVNO 형태로 시작한 뒤 결과에 따라 와이브로 망 구축을 통한 MNO 형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와이브로 진출엔 망 구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투자에 대한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CTA 윤천원 실장은 “이동통신 요굼 인하, 통신시장 독과점 해소 등을 위해선 MVNO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도매 제공 범위 및 대가 산정 기준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 KCTA 2009 디지털케이블TV 쇼 행사 참가자가 전시관에서 3차원(3D) TV의 입체 영상을 체험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3D영상·웹 콘텐츠가 TV로=행사 참가업체 100여 곳은 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하고 각각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최신 디지털 방송 기술과 다양한 고화질(HD) 콘텐츠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뉴스와 증권정보, 날씨 등 인터넷 콘텐츠를 TV로 즐길 수 있도록 한 위젯 셋톱박스를 내놓았고, 케이블 인터넷전화(VoIP) 업체인 KCT는 VoIP와 케이블TV 화면을 연동한 TV전화 서비스를 시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입체영상 구현이 가능한 3DTV와 1Gbps급 디지털케이블TV 송·수신 시스템을 전시했다. 기술 전시장인 네트워크 존에선 이밖에 테이프나 CD를 사용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대용량 파일을 주고받으며 방송 프로그램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지털방송콘텐츠유통시스템(DDS) 쇼케이스도 성황리에 열렸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부스가 개설된 콘텐츠 존 안팎에선 CJ미디어와 온미디어, MBC플러스미디어, KBS N, SBS미디어넷, JEI재능방송 등 국내 대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들을 비롯한 인기 채널들의 콘텐츠 전시와 함께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 음악회, 2009 CMB 친친청소년가요제 등 각종 시민 참여 이벤트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밖에 케이블TV 최고의 콘텐츠를 뽑는 케이블TV방송대상과 고객만족(CS) 서비스 우수 사례 발굴을 위한 KCTA CS 페어 등도 부대 행사로 열렸다.

KCTA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업계 관계자에 대한 편의 제공을 줄여 행사의 내실화를 기했다”며 “업체와 소비자들이 만나는 B2C 부문이 강화된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mediatoday.co.kr
2009년 6월 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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