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은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주파수 지정을 취소하고 이행 실적에 따라 방송광고 규제완화 등 차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전환 비용 마련을 위해서는 수신환경 개선 평가도 없이 방송 주파수를 회수하여 경매 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지상파 방송 네트워크 축소를 초래하는 언론장악 7대 악법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결국 몇 가지 독소조항을 누그러뜨리는 수준에서 지난 4월 1일 개정안은 통과되었다. 그러나 지난 2월 한나라당 이성헌의원이 ‘디지털전환특별법’에 ‘케이블SO’ 사업자를 추가하여 지상파 방송과 동일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여 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근본부터 뒤집어 놓았다. 그런데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개악안보다 더 지독한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차이없이 국민세금 투입?
민주당 안을 간추리면 이렇다. 법률 명칭을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서 ‘지상파’를 삭제하여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로 변경한다. 둘째, 디지털전환 대상 매체에 케이블SO,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추가했다.
셋째,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디지털방송 전환과 활성화를 위한 기본 계획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넷째, 저소득층의 유료방송 셋탑박스 구입비용을 지원하고 디지털 방송시설과 제작도 지원한다. 다섯째, 유료방송에 대한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강제하여 유료방송 사업자의 최대 편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케이블SO만 끼워 넣었지만 민주당은 케이블SO에 위성방송을 덤으로 얹고 지상파 재송신과 디지털 전환 정책심의권도 보장해 주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전체 시청가구의 80%가 유선방송을 시청하고 있어 우리방송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위해”라고 했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국민을 기망하기에 딱 좋은 이유를 들고 나왔다.
특별법에 따른 전환비용 보전은 국민의 세금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의 개악법은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팔아서 비용을 마련하게 된다. 공적자금의 쓰임은 공공서비스에 한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상파 텔레비전은 다양한 문화와 민주적 여론형성과 비판과 사회감시기능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보편의 공공서비스다. 시청자에게 직접비용을 청구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비 지상파 상업 유료방송과는 존재와 역할이 다르다.
전체가구의 80%가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시청한다는 피상적인 이유만으로는 공적자금 투입대상이 될 수 없다. 유료매체 없이 지상파를 시청할 수 없다는 현실적, 미래적 증거가 충분해야 한다. 당장 안테나를 텔레비전 수신기에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전파 도달률이 전국 평균 90%에 이르고 있어 법 개정 이유는 없다. 무료의 지상파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마당에 유료방송 사업자의 매체 이용을 강제하는 것은 방송수신에 관한 국민 기본권에 반한다.
준비중인 민주당안, 한나라당보다 더 개악된 것
민주당이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개정안은 의도하지 않아도 한나라당의 신자유주의와 언론장악 언론악법 부칙에 서명하는 격이다. 민주당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정권에 비판적인 지상파방송의 세력약화와 정치권력에 협조적인 유료 상업방송으로 체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무료방송 축소와 유료방송 특혜의 불균형을 낳은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매체균형발전론’은 지상파 방송의 수신환경 개선에 등을 돌림으로써 시청자들로부터 방송수신의 기본 권리조차 박탈했다. 또 다시 한정된 재원을 두고 기능적 후순위의 유료방송에 자원을 나누는 경우 왜곡된 방송시장이 고착화 된다.
채수현 전 언론노조 정책실장 media@mediatoday.co.kr
2009년 4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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