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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지상파 MMS를 말한다


[기획연재] 1. MMS의 개념과 사례

선명하고 생생한 대형화면과 CD 수준의 음질은 디지털 방송이 제공하는 1차적이고 기본적인 장점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은 처음부터 1개의 디지털 채널에서 1개의 고품위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추진되었다. 고품질 디지털 방송정책이 추구하는 텔레비전 방송의 발전은 SDTV → HDTV → FULL HDTV → UDTV 의 방향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신호정보의 디지털화와 함께 계속하여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의 압축 기술은 동일한 고품위의 화질과 음질을 방송하는데 필요한 전송용량을 크게 줄였다. 즉, 할당된 1개 채널의 주파수 대역(6MHz)에서 고품위 방송을 하면서도 여분의 영역이 남게 되었다. 추가적인 주파수 필요 없이 고품위의 방송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다양한 가능성들이 생긴 것이다.

지상파 MMS는 이러한 가능성을 활용한 것이다. MMS가 실시되면 한 채널의 신호전송 용량인 19.39Mbps 한도 내에서 HD방송 외에 또 하나의 HD방송을 제공하거나, HD·SD·Audio·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다중 방식으로 조합하여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MMS는 다채널 형태이건 다원모드의 부가서비스형태이건 아날로그와 차별되는 디지털 방송만의 또 다른 장점이다. 그러나 비록 용어와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MMS가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초기 시범 서비스에서 나타났던 기술적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지상파와 위성 및 유선 방송매체사이의 균형발전 문제와 사업자들 사이의 이해대립, 그리고 부가적 채널의 성격규정과 관리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곧 본격화될 지상파 MMS 정책의 논의에 앞서 본지는 지상파 MMS의 정확한 개념과 필요성 등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1. MMS의 개념

MMS는 Multi Mode Service(다중 모드 서비스)의 줄임말이다. 이전까지 방송업계에서는 멀티캐스팅(Multicas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2006년 2월, 방송위원회가 ‘지상파TV 디지털방송 현황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로 월드컵 기간 중에 시험방송을 실시하겠다고 한 것도 ‘지상파 DTV 멀티캐스팅’이었다.

멀티캐스팅은 한 채널의 주파수 대역을 여러 개의 채널로 나누어 다양한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방송하는 것을 말하며, 한글로는 ‘다채널 방송’으로 불린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가 시험방송을 신청하면서는 멀티캐스팅 대신 MMS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험방송에서 사용된 MMS의 한국어 명칭은 ‘디지털TV 다중모드 방송’ 이었고, 시험방송의 고지 문구는 ‘DTV 다중모드 시험방송’이었다.

그렇다면 MMS와 Multicasting의 차이는 무엇일까? MMS는 허가된 6MHz의 TV채널 안에서 기본 HD 영상과는 별도의 표준영상(SD), 음성, 음향 등의 데이터를 다양한 모드(Mode)와 형식을 통해서 부가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3번 채널을 5개로 나눠 3.1에서 3.5까지의 가상채널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3.1에는 기존의 고화질 방송을 사용하고 3.2에는 표준화질 방송을, 3.3에는 오디오방송, 3.4와 3.5에는 데이터 방송을 하는 방식이다.

▲ <그림 1. MMS 구현 개념도> MMS 서비스의 송출은 시스템 구축도 간단해서 추가적인 송신기나 별도의 송출안테나가 필요 없이 간단한 엔코더 장비만 추가 설치하면 된다. 수신단 역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TV만으로 다중모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청자들은 기존의 방송 외에 SD급의 방송프로그램과 데이터와 오디오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방송서비스, 독립된 데이터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 <그림 2. MMS 비트 분할도> MMS는 17.5Mbps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존 HD의 1080i 방식이 아니라 14Mbps를 전송하는 720p 방식으로 HD 프로그램을 송출한다. 따라서 3.5Mbps의 전송 폭이 절약된다. 신호 압축기법인 MPEG-2 기술의 발전으로 여유대역인 3.5Mbps로도 SD 방송이 가능하다. 따라서 남은 대역폭을 나누어 여러 채널을 만들고, 그 채널을 통해 SDTV·라디오·데이터 채널 등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추가로 방송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MMS를 실시할 경우 6MHz 대역에서 최대 HD 2개 채널이 나올 수 있고, HD·SD를 혼용할 경우 3~4개의 하위채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무료지상파 방송 5개 채널은 최대 15~20개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2. 해외의 MMS 서비스 사례

선진 방송사들의 지상파 디지털 전환과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와 동일한 디지털 전송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지역별로 30여개 채널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영국의 BBC도 디지털방송 30여개를 묶어 프리뷰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 이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 방송사들도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폭을 확대시키고, 방송 산업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다채널 디지털방송인 MMS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러한 정책들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 <그림3. 해외의 MMS 서비스 시행 사례> 해외의 지상파 디지털 다채널 방송을 운영하는 유형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공익 추구형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수익 추구형 모델이다. 전자는 영국의 Freeview처럼 공영방송사가 기존 방송사와는 별도로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채널 무료서비스를 하는 경우이고, 후자의 경우는 미국처럼 기존의 방송사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HD와 SD를 혼합 편성하는 경우이다.

영국의 경우, 디지털 위성방송이 가장 큰 플랫폼으로 890만 가구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지상파 다채널 방송은 840만 가구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그러나 증가율 면에서는 디지털 지상파 다채널방송의 증가율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2007년 상반기에는 디지털 지상파 다채널방송의 성장률이 처음으로 위성방송 등 다른 플랫폼의 성장률을 앞서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디지털 지상파 다채널 방송이 디지털 방송의 전환에 주요한 견인차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 정책의 강력한 주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정책적·재정적인 이유로 디지털 방송 전환이 부진했었다. 기술적으로는 디지털TV 전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였으며, 정책적으로도 방송사업자의 디지털 시설 구축에 초점을 맞추어서 방송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

인 케이블, 위성 사업자, 콘텐츠 제작사 등의 이익을 공통으로 반영하는 정책이 미흡하였다. 또한 방송사업자, 특히 작은 규모의 방송사업자들에게는 디지털 시설 구축을 위한 재정적 문제가 잇따랐다. 다행히 FCC가 6MHz 채널을 통하여 1개의 HDTV 신호, 몇 개의 SDTV 신호(멀티캐스트) 또는 부가서비스 등을 방송사의 자율 결정에 따라 전송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주요 방송사는 경영 전략 차원에서 멀티캐스트를 적극 추진하였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결국 처음부터 SD 급의 다채널을 추구했거나 멀티캐스팅(Multicasting)의 개념으로 방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겨놓거나 각기 그 출발점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지상파 MMS 서비스가 디지털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MMS 시험방송의 실시

우리나라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5년 말, DTV 멀티캐스팅 기술실험에 성공하고 곧이어 2006년 초에는 몇 번의 공개시연을 실시했다. 2006년 4월 11일에는 KBS, MBC 관계자들이 방송위원회에서 방송위원들을 대상으로 DTV 멀티캐스팅 기술 시연회를 실시했고, 5월 23~26일에 개최된 KOBA 2006 및 기술컨퍼런스를 통해 MMS 서비스가 일반에게 공개되기도 했다. 이어 2006년 5월 29일,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4사가 월드컵 기간에 DTV의 MMS 시범서비스를 허용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옴에 따라 방송위원회는 30일에 개최된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시험방송의 허가를 결정했다.

– 방송사 : KBS1 DTV, KBS2 DTV, MBC DTV, SBS DTV, EBS DTV
 


– 방송기간 : 2006년 6월 5일 ~ 7월 10일 (월드컵 기간)

– 방송구역 : 서울·수도권 지역 (관악산 송신소, 남산 중계소, 용문산 중계소 등)

– 방송시간 : HD 방송 프로그램 시간대

– 방송형태 : HD 주채널 1개 외에 SD 부채널 등 다양한 형태로 방송

<그림4. 방송위원회가 허가한 시험방송의 내용>

이에 따라 2006년 6월 5일 MBC·SBS·EBS가, 8일에는 KBS가 는 MMS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KBS는 2개 채널에서 각각 HD와 SD 방송, 데이터방송 3개 등 모두 10개의 멀티모드 서비스를 방송했다. 주요 방송내용을 살펴보면 KBS, MBC, SBS는 월드컵 위주의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EBS는 수능 특강 및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KBS, MBC는 생중계시에 멀티앵글 방송을 실시했고, 녹화중계 및 경기 재방송 시에는 월드컵 하이라이트 등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및 다른 경기를 재방송으로 편성했다.

당시 MMS 시험방송 기간 동안은 수신기가 신호를 수신하지 못하거나 화면이 열화되고 채널 이동시 오작동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실시된 ‘MMS 서비스로 인한 화질 변화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시청자 설문조사 및 화질비교 실험조사’에서는 HD 프로그램 화질의 열화정도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분별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었고, 수신기 오작동의 경우 일부 수신기 제작사가 SD 부가서비스를 고려하지 않고 HD-only 용으로 제작하여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시험방송 1주일이 지난 2006년 6월 14일, 방송위는 시험방송의 대폭적인 축소를 결정했다. 7월 10일까지 예정됐던 기간을 6월 말로 단축하고, 방송시간도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 중 HD 방송시간으로 축소했다. 지상파의 HD 방송시간대는 주로 오후 6시 이후여서 실제로는 MMS 시험방송가능 시간이 일일 기존 6~8시간에서 1~3시간으로 크게 축소된 셈이다. 방송형태도 HD급 주채널과 SD급 부채널 1개로 제한되었다.

한편, MMS 시험방송 후 실시된 평가연구는 시험방송의 사전홍보와 설명이 부족했고, 시험시기와 내용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로 인해 MMS 시험방송에 대한 인지도도 낮고 실제 시청한 사람이 적었다는 점에서 MMS 시험방송 목적 성취도와 MMS 시험방송 시행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MMS 시험방송을 통해 지상파 DTV의 멀티캐스팅이 보편적 서비스를 제고하는 하나의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MMS 시험방송의 실시근거는 법적, 기술적으로 타당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다 지난해 말 지상파 디지털 지상파 수신환경개선사업을 지상파 방송4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MMS 서비스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구. 방통위)는 2006년 한 차례의 시험방송 이후 지금까지, MMS도입은 물론 추가적인 시험방송도 허가하지 않고 있으며, 전반적인 매체환경과 디지털 전환 일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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