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KOREA

[방송기술저널] 700MHz 대역 주파수와 UHDTV

[분석] 700MHz 대역 주파수와 UHDTV

고조되는 분위기

최진홍 기자 rgdsz@hanmail.net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방송과 통신의 이어지는 가운데 해당 주파수를 난시청 해소 및 UHDTV와 같은 뉴미디어 발전에 활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시에 해당 주파수 할당을 고려할 때 세계화 추세와 더불어 통신기술 발전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

가시적인 분위기 반전은 해당 주파수 통신 할당 필요성 논리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지금까지 통신사들은 주파수의 세계적 할당 추세와 통신기술의 발달 및 데이터 트래픽을 이유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주장했으나 세계적 추세라는 논리는 대한민국만의 특수한 상황, 즉 전 세계 4개국만 운용하는 미국식 디지털 전송방식을 채택한 부분과 방송에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된 228MHz, 여기에 지형적 특수성을 이유로 힘을 잃었다. 또 통신기술의 발달과 데이터 트래픽 대응 논리는 최근 통신사들이 보여주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및 모바일 IPTV 활성화 등으로 완전히 설득력을 상실했다.

게다가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난시청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UHDTV 발전이 방송기술의 세계적인 조류로 급부상함에 따라 해당 주파수의 방송 할당 논리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정책 협의체를 운용하며 지상파 방송사와 더불어 난시청 해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으며 위성과 소출력중계기를 활용하거나 송신소 철탑 공동사용 및 관련 법적 규제 완화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디지털 커버리지를 선진국 수준인 98%에 도달하게 한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도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전제로 지상파 방송사에 수요 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며 직접수신율과 상당히 관계가 많은 지상파 MMS 현실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이 완전히 방송용으로 할당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미래부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추진하고 있으며 통신사들도 자신들의 논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낮은 직접수신율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DTV코리아 및 디지털시청100%재단을 중심으로 공시청 중심의 난시청 해소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지상파 MMS도 각 방송사의 기술협약식을 기점으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은 긍정적이다. 또 UHDTV가 방송기술의 대세로 급부상하며 콘텐츠가 제대로 제작되기도 전에 제조사를 중심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급성장하는 부분은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방송용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한 후 뒤늦게 UHDTV 용 주파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미국이 부랴부랴 유럽식 UHDTV 기술을 차용해 실험방송에 나선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KBS를 중심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5월부터 2차 UHDTV 실험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에서 실험실이나 두개의 방송주파수 대역을 합쳐 방송을 하는 것과 달리 KBS는 채널 66번을 통해 실제 주파수 대역에서 24시간 실험방송을 하고 있다. 기존 방송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UHDTV 해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격이다. 또 영상 압축 방식도 기존 ‘MPEG-2’보다 4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HEVC’ 방식을 쓰고 있어 압축률이 뛰어난 만큼 6MHz의 주파수 대역폭에서도 UHDTV방송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물론 HEVC으로 압축된 영상신호를 풀어 주는 TV용 HEVC 디코더 칩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별도의 전용디코더를 통해 실험방송을 하는 부분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지금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험방송을 실시하는 것은 분명하다. 35개국 200개 이상의 방송사 및 제조사, 네트워크 사업자와 관련 규제 기관 등의 국제적 디지털 방송 컨소시엄인 DVB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DVB-Scene에 KBS의 4K-UHDTV 지상파 실험방송 소식을 1면으로 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주파수는 필요하다. 동시에 이미 방송이 활용하고 있던 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 문제에 있어 조금씩 방송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난시청 해소와 UHDTV 발전이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당위성을 결정하는 국면인 셈이다. 당장 미래부의 협의체 결과와 더불어 4월 방송기술 로드맵에서 1년 이상 앞당겨진 미래부의 7월 UHDTV 정책 로드맵에 커다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또 지상파가 방통위에 제공해야 하는 주파수 할당 필요성에 대한 근거와 방통위의 지상파 협의체 결과, MMS에 대한 의지, 난시청 해소 실적 등 복합적인 요소도 화학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요인은 단 하나의 결론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