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명실상부한 온라인 TV 방송국으로 변신을 추진하면서 미국 방송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온라인 TV 서비스를 위해 지상파인 ABC·CBS·폭스, 스포츠 채널 ESPN 등 25곳과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애플 온라인 TV 서비스의 프로그램들은 아이폰·아이패드·애플TV 셋톱박스 등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가 올라간 모든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애플은 21세기 폭스·월트 디즈니 등 대형 할리우드 영화 제작·배급사들과의 협상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3대 지상파 방송인 NBC는 모회사인 컴캐스트가 2011년 연방 통신위원회(FCC)와의 합의가 걸림돌이 돼 제외됐다. 최근 유료 TV 가격을 대폭 끌어올린 장본인인 지역 스포츠 채널도 배제됐다.
애플의 온라인 TV 서비스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받고 있으나 유료 TV를 시청하지 않은 1천만 명에 달하는 ‘코드 커터'(Cord cutter)들을 겨냥한 것이다.
애플의 온라인 TV방송은 오는 9월 시장에 나올 예정으로, 한 달 요금은 30∼40 달러(약 3만3천∼4만5천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애플은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케이블 영화방송 HBO가 4월 출범시킬 예정인 온라인 전용 서비스 ‘HBO 나우’의 독점 파트너가 됐다.
실제로 애플의 장점과 수많은 충성 소비자들을 감안하면 애플의 온라인 TV 서비스는 기존 케이블·위성 TV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투자분석가 브라이언 화이트는 “애플은 TV방송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전 세계 몇 안 되는 회사”라고 말했다.
레슬리 문베스 CBS 사장도 “이제 방송 산업의 수문이 제대로 열렸다”면서 “확실히 유료 TV 패키지 시대는 거하고 있다. 500개 채널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현재 온라인 스트리밍(콘텐츠를 즉각 재생하는 방식)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와 아마존닷컴이 수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소니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뷰’를 가동 중이며, 위성TV 사업자인 디시네트워크는 최근 CNN과 ESPN 등 12개 채널을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슬링 TV’ 서비스를 론칭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파상 공세에도 아직 유료 TV의 ‘종말’을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제임스 멕퀴제이는 “코드 커터들이 실제 늘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여전히 유료 TV를 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시네트워크의 ‘슬링 TV’ 서비스도 유료 TV의 비싼 시청료를 보완하고 옥상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할 수 없는 아파트 거주자들을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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