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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美 2월 전면 디지털 방송 전환

미국이 오는 2월17일부터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 방송만 송출한다는 방침에 따라 연초부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 작업을 감독중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미 지난해 9월 인구 18만명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시에서 전면적으로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는 등 사전 점검을 계속해왔다.

방송사들도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를 거의 완료한 채 카운트다운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 전미방송협회(NAB)에 따르면 미국내 1천759개 방송국중 약 93%가 이미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 12월22일 현재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를 비롯해 루이지애나주 뉴 올리언스 그리고 미시간주 랜싱 등 18개주 35개 방송국이 전면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했고, 하와이의 경우 15일을 기해 모든 방송국들이 전면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또 디지털 방송을 위해서는 기존 아날로그 TV에는 40-80달러인 셋톱박스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모든 가구의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해 40달러짜리 쿠폰 2개씩을 지원해 왔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면 전환될 경우 현재 안테나를 이용해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수신하는 7천만대 이상의 기존 아날로그 TV 수상기는 셋톱 박스 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려면 소비자들은 컨버터 박스를 새로 설치하거나 디지털 튜너가 내장된 TV를 새로 구입하거나 아니면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3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한 서비스를 받는 가정들은 이미 선명한 화면과 선택의 폭이 많아진 채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시험적으로 디지털 방송이 시작된 윌밍턴시에 사는 새브리나 비글리오티는 “구입한지 10년된 텔레비전에서 5개 채널만 시청해 왔지만 그중 3개 채널은 화면이 흐렸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뒤 약 10개의 채널이 더 생긴 것은 물론 화질도 매우 선명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아날로그 방송용 TV를 보유중인 가정의 디지털 방송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지급해온 13억4천만달러 규모의 쿠폰발급 예산이 고갈돼 지난 4일부터 발급이 중단된 것.

쿠폰 신청 온라인 사이트(www.dtv2009.gov)에는 “재정 문제로 지금은 쿠폰 발급이 안된다. 재정이 충당되면 접수된 주소로 쿠폰이 발송된다”는 안내문만 뜨고 있는 상황이다.
쿠폰 발급을 위한 예산이 고갈된 것은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시한이 임박해지면서 쿠폰 신청자가 급증했기 때문.

지난 12월 한달동안 시민이 신청한 쿠폰 액수는 모두 720만 달러로 이는 10월에 비해 배 이상 증가한 수치. 이에 따라 지난 4일 이후 쿠폰을 발급받기위해 대기중인 사람만 해도 10만3천여명을 넘어섰다.

작년말까지 모두 4천500만장의 쿠폰 발급 요청된 가운데 이중 쿠폰이 실제 사용된 것은 1천800만장에 이른다.

쿠폰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통신관리청(NTIA)은 기존에 발급된 쿠폰중 사용시한인 90일을 넘겨 무효화된 분량 만큼 쿠폰을 추가로 발급하는 한편 의회에 추가 예산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평균 쿠폰 사용 비율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남은 수백만달러의 예산을 갖고 추가 쿠폰을 발급할수 있다는 게 NTIA의 계산.

아날로그 대신 디지털 TV방송을 의무화하는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가전업계들도 미국의 셉톡박스 시장을 겨냥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LG전자 관계자는 “미 시장에서 셋톱박스는 대당 40-70달러 정도면 살 수 있지만 셋톱박스 전체 시장을 묶어 보면 그 규모가 20억달러 수준”이라면서 “금융위기로 경제상황이 안좋아 디지털 TV를 새로 사기 보다는 기존 아날로그 TV에 셋톱박스를 얹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려는 소비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2009년 01월 07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