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을 주 시청권으로 하는 <오비에스(OBS) 경인티브이>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노조가 급여를 12% 이상 삭감하고 사측이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방식으로 일단 파국을 피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라는 경영 환경의 해결 없이는 정리해고 카드가 언제든지 나올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
오비에스가 자본금의 97%를 잠식한 채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 상황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무능·무기력도 한몫했지만, 일차적으로는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방송사의 주 수입원은 광고다. 그런데 오비에스의 지난해 광고매출액은 251억원으로, 오비에스의 전신인 <경인방송>(iTV)의 10년 전 광고매출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원인 제공자가 바로 방통위다.
오비에스는 100% 자체편성과 40%대의 자체제작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제작비 투입 규모가 다른 지역 또는 중소 방송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그런데 방통위는 2012년 미디어렙법 도입 당시 이런 특성은 철저히 무시한 채 기준과 원칙 없이 오비에스에 불리한 장치를 만들어 경영난을 부채질했다. 이뿐만 아니라 애초 약속한 서울지역으로의 역외 재전송을 3년7개월이나 끌면서 오비에스의 광고 수주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방통위가 만든 ‘지역·중소방송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송광고 지원방안’ 연구용역 보고서는 ‘지역·중소방송사의 자발적인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자체제작 투자 등을 고려해 결합판매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안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비에스의 광고 수입은 139억원이 늘어 경영난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또 방통위가 오비에스 결합판매 비율 계산을 위해 도입한 개념인 ‘신생사 가중치’ 역시 표본 모집단에 티브이 방송사에 비해 매출이 적은 라디오 방송사까지 넣는 바람에 텔레비전 방송사인 오비에스가 약 10% 정도 손해를 본 것도 인정하고 있다.
조만간 방송광고 결합판매고시 개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종편에 대해서는 의무전송을 통한 전국방송, 황금채널 배정,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 각종 특혜를 베푼 방통위가 누구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오비에스의 생존과 직결된 요구에는 아직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비에스가 문을 닫게 된다면 경인지역 1500만 시청자들은 경인방송에 이어 또 지역 지상파 방송의 시청권을 박탈당하는 사태를 맞게 된다. 자체제작률이 높은 오비에스는 지역성은 물론 다른 지역 방송사의 모범이 된다는 점에서도 방송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방통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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