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KOREA

[이데일리] MBC, 스카이라이프 HD방송 재전송 중단 통보

– 내달 13일부터 수도권 지역 소비자 피해 예상
– 스카이라이프 “SD로 전환시켜 MBC 방송유지”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MBC가 스카이라이프에 제공하던 수도권 지역 HD급 프로그램 재전송을 내달 13일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에대해 스카이라이프는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HD급 디지털가입자에게 SD급으로 전환된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이다.

MBC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카이라이프 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종합유선방송사(케이블TV)와 MBC와의 재송신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9년 4월부터 계약에 따른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을 상대로 작년 4월 사용료 지급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케이블TV와의 재송신 계약 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나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계약을 해지할 아무런 권리가 없음에도 작년 9월7일 계약해지를 먼저 통보해 왔다”고 주장했다.

MBC는 “4월12일까지 방송중단 내용과 재송신 중단 이후 MBC 시청방법을 알리는 자막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스카이라이프 측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대응책은 마련중이다.

스카이라이프가 MBC로부터 받는 재전송 프로그램은 HD급과 SD급 두 종류다. MBC가 이중 HD급 재전송을 중단하겠다고 한 만큼, 당분간은 SD급 방송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MBC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방송사업자의 공공성·공익성 측면에서 옳지 않다”면서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HD급 가입자에게 SD급 콘텐츠를 대신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월6일 스카이라이프-MBC간 재송신료 협상절차가 한번 남아있다”면서 “협상결과를 보고 최종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 알권리와 볼권리를 책임지고 있는 공영방송 MBC가 합법적 조정절차나 규제기관 및 사법기관을 통한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기보다, 여론을 호도하거나 시청자를 볼모로 일방적 방송중단을 운운하는 것이 과연 공영방송의 자세인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번 스카이라이프와 MBC간 분쟁의 원인은 역시 재송신료 문제다.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MBC와는 가입자당 재송신료 명목으로 280원을 주기로 계약을 했지만, `다른 회사 대비 스카이라이프를 불리하게 하지 않겠다`는 최혜대우 조건이 있었다”면서 “케이블TV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지상파방송을 재전송하는데, 우리만 재송신료를 낼 순 없다”고 말했다.

MBC와 스카이라이프는 2008년 당시 1년치에 대해 일정액 방식으로 수신료 계약을 했다. 하지만 MBC는 `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와의 수신료 소송을 이유로 재송신료 지급을 미룬다`는 이유로 서울남부지법에 제소, 현재 1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몽룡 사장은 “지금 가입자 증가 추세에 따라 지상파의 요구대로 재송신료를 280원씩 낸다면 순이익이 다 지상파로 가는 구조”라면서 “저작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근간까지 흔드는 요구를 하면 안 되며, 법적으로도 불리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MBC를 비롯한 지상파방송사들은 케이블TV 측과도 재전송료 분쟁을 겪고 있어,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양효석 (h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