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박진우[KBS 미디어 정책부장]
정부는 UHDTV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700MHz를 통신에 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모바일 광개토플랜’의 주요 내용을 실행하겠다는 것인데 광개토대왕은 오랑캐를 토벌하여 광대한 영토를 정복했다. 지금 지상파 방송사들이 쓰고 있는 700MHz를 통신사에 준다면 이동통신을 살리기 위해 (오랑캐인) 지상파를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빗물과 수돗물, 생수 등이 있는데 수영장을 생수로 채우자는 발상이다. 만약 미래부가 주파수를 부여하지 않아 지상파가 UHDTV를 포기한다면 우수한 콘텐츠의 생산과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활성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상진[SBS 기술기획팀 차장] 발제문
지상파는 UHDTV를 조기에 도입하여 시청자들의 편익을 증진해야 하며 국민들에게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런던 올림픽의 일부를 NHK와 BBC가 8K급 초고화질 방식으로 시연했으며 NHK는 2020년 8K 본 방송 도입을 목표로 지상파 전송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렵식 UHDTV 전송방식(DVB-T2)은 2009년 표준이 발표됐으며 미국 전송방식(ATSC 3.0)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내 지상파가 UHDTV를 상용화 할 경우 단일주파수 방식의 유럽방식이 유력하나 미래부가 미국 방식이 개발될 때까지 표준을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석[MBC 기술관리부장] 발제문
지상파는 UHDTV서비스를 3단계로 나누어 준비하고 있다. 2015년 1/4분기까지 준비단계로 간이 실험방송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인천 아시안 게임(2014년) 실험방송을 추진하며 한국형 지상파 전송방식과 표준을 완성하는 것이다. 2017년까지는 도입단계로 4K 시험방송을 실시하는 한편, 4K UHDTV 본격 상용화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중계 방송하여 서비스의 고도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에 소요되는 방송4사의 예산은 KBS가 2250억, MBC가 996억, SBS가 1003억, EBS가 635억 등 모두 48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용[EBS 디지털인프라부 차장] 발제문
국가별 DTV 대역폭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 DTV 주파수 대역폭이 가장 열악하다. 우리나라가 228MHz인데 비해 미국은 300MHz이다. 단일 주파수망을 사용하여 효율성이 30%나 높은 영국도 우리나라 보다 넓은 256MHz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산악지형과 건물의 환경이 복잡하여 많은 주파수가 필요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통신사 주장대로 지상파 방송사가 무료로 전파를 사용하지 않는다. 통신사들이 매출액 대비 평균 1.8%의 전파사용료를 내는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3~4%의 방송발전기금을 내고 있다.
자문위원 토론 요지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직접수신율 향상, 난시청 해소, 차세대 방송 등의 문제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기하는 700MHz 사용의 핵심 논리이다. 그러나 채널재배치가 끝나도 난시청과 직접수신율 문제가 그대로 남는 상황에서 KBS가 차세대 방송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건 문제가 있다. 얼마 전까지 지상파 MMS로 좀 더 많은 채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고화질의 UHDTV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혀 다른 논리로 말하고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 UHDTV가 상용화 된다면 저질 콘텐츠로 채울 것이 뻔한 케이블과 위성방송 보다는 지상파에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형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UHDTV와 700MHz 주파수에 대한 더욱 정교한 논리를 만들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외부 인사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지상파 방송사 논리의 문제점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 DTV KOREA에서는 이 논의를 종합하여 하나의 틀과 논리를 세워야 할 것이다. 사무총장 말씀처럼 저소득층에는 지상파 방송이 절실하다는 사례가 논증적으로 필요하다. 통신 쪽에서는 방송사가 주파수를 공짜로 쓰기 때문에 경제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주파수를 방송에서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효용성에 대해 충분한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화질만 높이는 것 말고 다른 가능성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 프리미엄 서비스가 되면 곤란하다. 무엇보다 저쪽이 가니까 우리도 가는 것이 아니라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이러이러하게 해야 하는데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방식이어야 한다.
정윤식 [강원대학교 교수]
정부는 세금수입 확대, 삼성·엘지의 단말기 사업을 위해서 통신사의 주파수 확대를 원하고 있다. 또 케이블, 위성, IPTV에서도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주파수를 가져오려면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HD 방식의 디지털 전환을 하느라 재정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UHDTV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은 지상파 밖에 없는데 케이블과 위성만 시작하고 지상파는 2018년 이후에 도입한다는 미래부 로드맵은 콘텐츠에 대한 전략부재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번 디지털 전환 때 지연이 되니까 정부가 굉장히 안달이 났고 지상파 DMB도 얻지 않았는가. 지금 정부 정책에 너무 따라가면 손해를 볼 수도 있고 재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문상현 [광운대학교 교수]
통신·경제학자들은 방송사에서 자기들이 쓰던 주파수를 일단 뺏기기 싫으니까 자꾸만 입증되지 않은 논리를 만들어 낸다고 얘기한다. 때문에 96% 지역에서 잘 나온다고 난시청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주장하면 우리의 과거와 현재 논리가 모두 무너지므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파수 사용의 당위성을 가지려면 UHDTV가 언제쯤 무료 보편적 서비스가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상파가 UHDTV를 하겠다고 하면 그것이 왜 필요한지, 뭘 어떻게 할 것인지, 해당 서비스가 꼭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당위성이 없는 상황에서 케이블과 위성방송이 하니까 따라가겠다는 논리는 위험하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위원]
이 워크숍의 취지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UHDTV와 주파수 문제를 쉽게 재구성하자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통하기 힘들 거 같다. 지금 지상파의 위기를 말하고 지상파가 주파수 논란에 휘말리게 된 이유는 지상파가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타개하는 핵심정책은 UHDTV, MMS, 부가서비스 등 가릴 것 없이 플랫폼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플랫폼이 이 상태에서 조금 더 위태롭게 가면 정부에서 주파수를 회수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다. 시민단체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절박하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일반 시청자들은 UHDTV에 관심이 없다. HD로 충분한데 왜 추진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물론 시민단체들은 지상파가 주파수를 확보하여 UHDTV를 하는 것이 통신사들에게 700MHz 주파수를 매각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화질로 인한 대화면 이외에 나아지는 것이 없다면 UHDTV 건은 다시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콘텐츠인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TV를 못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UHDTV 서비스가 보편적 서비스냐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 UHDTV 서비스가 단순히 화질만 개선하여 화면의 크기만 늘리는 프리미엄 서비스라면 주파수 할당에 대해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약할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이렇게 낮은데 이것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채널 도입 시급하다. 왜 논의가 나아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방송사에서 이제는 수신환경 좋아졌기 때문에 안테나를 설치하면 잘 나온다는 홍보를 사람들이 많이 보는 시간대와 프로그램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이 기사는 협회보 제4호 2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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