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KOREA

[협회보 제6호] 채널 재배치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기고] 채널 재배치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DTV KOREA 기획홍보실장 조현국

10월 16일 오후 2시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 등 중부지역의 지상파 채널 재배치가 실시된다. 서울 남산 송신소, 경기도 용문산 송신소 등에서 송출하는 방송을 안테나로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채널을 재설정해야 TV를 시청할 수 있다. 다만, 케이블TV, IPTV, 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으로 TV를 시청하는 가구는 채널 재배치와 무관하게 그대로 TV 시청이 가능하다. 채널재배치는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채널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전라권은 6월 12일, 경상권은 7월 17일에 디지털방송 채널 재배치를 실시했고, 수도권·충청권·강원권 지역은 오늘 채널 재배치가 진행된다. ‘채널 재배치’란, 디지털 전환 이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아날로그방송 주파수 대역을 정리하고 그동안 임시로 사용하던 디지털방송 채널을 디지털방송주파수 확정 대역(470∼698MHz)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이전에 아날로그·디지털TV 동시방송을 위해 700MHz 주파수 대역(698∼806MHz)을 사용 중이던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방송 주파수 대역(470∼698MHz)으로 채널을 옮기게 된다.

미래부는 2012년 12월 31일을 기해 지상파TV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된 지 9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채널재배치가 완료되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이 마무리된 것이라 주장한다. 미래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지상파 방송
사, 유료방송 등 유관 기관의 협조 덕분에 큰 혼란 없이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어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의 당사자인 지상파 방송사들은 디지털 전환의 긍정적 효과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의 주파수 환경과 플랫폼의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지상파의 열악한 주파수 문제는 신규 서비스의 출범을 가로막을 정도로 심각하다. 미래부가 지상파에 배정한 470-698MHz(채널14-51) 대역은 228MHz에 불과하다. 미국은 300MHz, 단일주파수망(SFN)이 시행되는 유럽은 256MHz, 일본은 240MHz이다. 유럽과 일본의 단일주파수망은 우리나라 방식에 비해 1.5배 이상 효율적이므로 실제 300MHz 이상이라고 볼 수 있어 애당초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주파수 환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상파를 통한 다채널과 신규 서비스 진입이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지상파는 주파수 대역의 부족으로 인해 부득이 기존 채널의 주파수 대역을 압축하여 다채널을 구현하는 MMS방식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MMS 방식은 압축방식에 따라 구현할 수 있는 채널의 숫자와 화질 수준이 달라지고 방식에 따라서는 별도의 셋톱 박스가 필요한 등 불편한 점이 많아 아직도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세계적으로 UHDTV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주파수의 부족으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상파는 UHD 디지털방송과 같은 미디어 시장의 개편을 추동할 기술적 혁신의 잠재력을 상실할 우려가 높다.

두 번째로는 정부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유료 플랫폼 가입자에게 디지털 전환의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이다. 정부는 시청자들이 유료 플랫폼에 가입하면 디지털 기기를 보유한 것으로 간주하여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디지털 수상기를 보유하지 않은 시청자들의 상당수가 별도의 컨버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시청에불편이 없는 유료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는 더욱 줄어들었다. 애초 지상파 디지털 전환의 취지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 발전의 편익을 모든 시청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매월 돈을 내고 시청을 하는 상황으로 악화시킨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래부가 디지털 전환 완료를 당당하게 선언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지상파를 통해 다채널과 고화질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다양하게 풍족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며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파수 걱정 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까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선언을 잠시 보류하면 어떨까.

<이 기사는 협회보 제6호 3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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