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KOREA

[협회보 제17호] “TV를 TV 답게 만들자”

TV를 TV 답게 만들자

 

한석현(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

 

세계 최초의 지상파 UHD 본방송이 2017년 2월로 예정되어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연기가능성도 얘기되고 있지만 올해 지상파 UHD 본방송이 개시된다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디지털방송이 도입 된 이후 16년 만에 지상파 UHD 방송이라는 새로운 지상파 방송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이며,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큰 방송 시청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지상파 UHD 방송의 도입 목적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통해 보다 양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방송 복지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관련 콘텐츠 산업과 같은 국내 방송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또한 지상파 UHD 방송서비스 도입은 지상파 방송사들에게는 형편없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직접수신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UHD 본방송을 시작해도 그걸 볼 수 있는 시청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그 목적과 취지에 맞게 누구나 무료로 쉽게, 차별 없이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나 UHD 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송 때와 같이 시청자의 직접 수신이 어렵고 불가능하다면 디지털 방송의 기술적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방송 시절부터 시청자들은 난시청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지상파방송 수신과 시청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로인해 시청자들은 지상파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대부분 유료방송에 가입하게 되었고, 유료방송 신청 가구의 대부분은 산간·오지 등 지형적 원인으로 지상파 방송신호가 정상적으로 도달하지 못하는 자연적 난시청 가구보다 송수신 설비의 관리 미비, 고층 건물 등 주변적인 영향으로 정상적인 수신환경을 갖추지 못한 인위적 난시청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기술 발전은 이러한 인위적 난시청의 환경적인 요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했다.

 

지상파 UHD 방송은 그 기술적 장점을 잘 살려 이제까지 와는 다르게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TV를 시청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송 환경을 기본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물론 상당기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러한 기대감을 본방송을 앞둔 UHD 방송에 갖고 있다. 현재 지상파 UHD 방송의 수신은 이전의 지상파 HD 방송에 비해 훨씬 양호한 실내 수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그만큼 직접 수신의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아날로그 방송에서 HD 방송으로 방송환경이 변화했지만 직접 수신가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 디지털방송 정책이 지상파방송사에게 송신시설과 제작시설을 구축하는 것에만 집중토록 하고, 수신환경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이나 노력이 없었던데 그 원인이 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인위적 난시청의 해법으로 시청자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료방송의 가입만으로 그 해법을 찾아 왔던 것이다.

 

그러나 TV시청과 관련해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 온 중요한 점이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실내 전파 도달률이 획기적으로 높아 졌지만 가정에서 이를 수신하는 TV의 수신 기능에 대한 문제 해결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다. 방송기술의 발전이 디지털방송, UHD 시대를 앞두고도 텔레비전에 온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전의 사전적인 정의는 사물의 광학적인 상을 전파에 실어 보내어 수신 장치에 재현하는 전기 통신 방식. 또는 그 영상을 받는 수상기이다. 하지만 지금의 텔레비전, 즉 우리 각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UHD TV를 비롯한 TV수상기들은 자체적인 수신기능이 전무하다. 바로 안테나가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다. TV를 사고 전원을 연결하면 지상파 방송이 바로 나와서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아날로그 방송 시절, 실내 안테나와 옥외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화면이 잘 나오길 기대하면서 우리 시청자들이 미래에 꿈꾸던, 그러니까 현재의 텔레비전에 바라던 것은 바로 TV시청의 용이성이다.

 

모두 알다시피 급격한 과학기술 발전은 우리에게 스마트폰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스마트폰 등 모든 휴대전화 단말기에는 내장 안테나 등 수신기능을 당연히 내장하고 있다. 전원만 켜면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을 경우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DMB 기능이 있는 기종은 별도 내장안테나 혹은 안테나 기능을 하는 이어폰으로 이동 중에도 TV 수신이 가능하다. 하물며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는 라디오도 수신용 안테나가 달려 있어 방송 청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집에서 보는 또 우리가 현재 구입할 수 있는 TV수상기에는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지 않다. 별도 실내안테나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지 않고 있다. 고가의 TV를 구입해도 TV시청을 위한 일정의 노력과 비용을 아직도 불필요하게 시청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UHDTV에 안테나를 내장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어려운 일일까? 이미 여러 번의 시연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 구현 가능성이 입증된 바 있다. 또 국내 대표적인 가전사들은 휴대전화 안테나 내장 기술 등 이미 전파 수신과 관련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손바닥만 한 휴대전화나 손목시계 형 스마트워치에도 고감도의 안테나를 여러 개 집어넣는 기술력이다. 최근 출시되는 TV에는 스마트기능을 고려해 와이파이 안테나가 내장되고 있다. TV에 안테나를 내장하는 것이 특별한 신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비용도 TV 가격대비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안테나 내장에 기술적이나 디자인적인 문제,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논박하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

 

방송기술이 발전한 만큼 그동안 시청자에게 주지 못했던 혜택들을 온전히 시청자에게 돌려주자. TV를 사서 전원을 연결하면 지상파 방송을 바로 볼 수 있게 해주자. 이제껏 제대로 구현된 적이 없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지상파 방송의 고유 목적이 지금이라도 달성되게 하자. 난시청의 장벽으로 인해 유료방송의 굴레에 갇혀있던 수십 년의 세월에서 시청자들이 빠져나올 수 있는 기초적인 방법과 기본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자. 돈 안내고 TV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자. 실내수신 잘 되는 UHD 방송의 기술적 장점을 시청자들이 제대로 한번 누려보자. 그에 맞게 정부, 지상파방송사, 가전사들은 오로지 시청자들의 TV시청 용의성에 집중하자. 안테나 없는 TV는 불완전 제품일 뿐이며, TV가 아닌 모니터일 뿐이다. 안테나 내장해서‘TV를 TV답게 만들자’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새해에는 UHD 본방송과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 기고문은 협회보3면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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