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군 태기산 줄기 끝에 위치한 구두미 마을. 태기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어 한자로 거북 구, 머리 두, 꼬리 미, 구두미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2012년 말까지 구두미 마을은 태기산이 송신소를 가로막아 지상파가 수신되지 않는 난시청 지역이었는데 디지털 전환 이후, 양평 용문산 송신소의 전파를 받아 난시청이 해소됐다. 현재 구두미 마을 전체 36가구 중 30가구가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고 있다.
구두미 마을 어귀에는 83세의 권복례 할머니가 홀로 사신다. 할머니는 지상파 직접수신을 시작한 후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다. 무료위성을 보던 시절에는 SBS는 나오지 않고, MBC는 소리가 안 나오거나 화면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한다. “제일 좋아하는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본방사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권복례 할머니가 사시는 방안 구석에는 종이로 접은 꽃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위성방송을 보던 시절 기상조건이 나빠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을 때 종이접기를 하며 무료함을 달랬다. 그러나 직접수신을 한 후에는 수신환경이 좋아져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고 한다. 할머니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돼서 정말 좋다”며 연신 감사를 전했다.
시골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시골에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다. 특히 이번에 찾아간 강원도의 구두미 마을은 집집마다 멀리 떨어져있어 이웃 간 왕래도 쉽지 않다. 지상파 방송은 산간벽지에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11월 6일 서울에 갑작스런 추위가 찾아온 날 전라남도 완도에는 따뜻한 바닷바람이 불고 있었다. 지상파 직접수신을 하고 있는 박복연(선주,55세)씨는 2년 전 바다 위에서도 지상파 방송을 보고 싶어 인터넷으로 안테나를 구입했다고 한다. 안테나 설치 후 어선에서 방송이 잘 나오는 것을 본 이후 박복연씨는 지상파 안테나 전도사가 됐다. ‘안테나 설치가 간편하고 수신감도도 뛰어나 바다위에서 선명하게 TV를 볼 수 있다’며 주변 선주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 현재 박씨 주변 대부분의 어선들이 지상파 직접수신 안테나를 달았다.
최근에 우럭과 돔이 잘 잡혀서 조업을 자주 나간다는 박복연 씨는 멀리 떨어진 흑산도까지 나갈 경우가 많은데 그곳에서도 지상파가 깨끗하게 나온다고 한다. 망망대해에서 고기를 기다리는 무료함도 달래고 시사, 드라마, 뉴스 등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할 수 있어 지상파 직접수신을 통한 TV시청은 일석이조 격이다. 완도의 다른 어선들과 마찬가지로 박복연 씨 부부도 함께 조업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2~3일씩 바다위에서 서로 지내다 보면 금슬이 좋겠다는 취재진에게 “매일 둘이 얼굴만 바라보고 살 순 없지 않나. 요즘은 아내가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볼 수 있어 좋아 한다”며 웃음 짓는다.
뱃사람들에게는 바다날씨를 예측하는 일기예보가 필수다. 특히, 전화나 다른 통신수단이 단절된 지역에서는 날씨를 알기 위해 지상파 방송의 일기예보가 큰 역할을 한다. 박복연 씨는 “겨울철에 변덕스런 바다날씨에 대처하기 일기예보를 자주 보고 있다. KBS는 고기압과 저기압 전선이 표시된 일기도를 통해 일기예보를 방송해주기 때문에 뱃사람들에게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은 단순히 바다위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뱃사람들의 생계에 필수적인 방송이다. 박복연 씨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자신의 인터뷰가 더 많은 사람들이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 직접수신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협회보 제7호 4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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